
지난 5월 19일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강도 높은 자동차 연비규제를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차량 연비 규정은 오는 2016년부터 미국에 판매되는 자동차 평균연비를 갤런당 35.5마일(ℓ당 15.1㎞)로 크게 올리는 것입니다. 승용차와 경트럭(SUV 포함)은 각각 39마일(ℓ당 16.6㎞), 30마일(12.8㎞)로 업체마다 지금보다 평균 연비를 40%가량 높여야 합니다. 이는 자동차 연비는 현재보다 대폭 늘리고 배기가스 배출은 대폭 줄이도록 의무하하는 정책으로 기준에 미달하는 자동차를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제책입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정책을 시행하면 연간 18억 배럴의 석유소비를 줄여 300억 달러를 절약하는 동시에 미국이 현재 수입하고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 베네수웰라 등의 석유의존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대기오염도 대폭 없앨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오바마 행정부의 새 정책에 따라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물론 한국, 일본, 유럽 등 미국에 자동차를 대량 수출하고 있는 회사들이 자동차 생산에서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내심 반기는 눈치입니다. 일본은 고연비 부문에서는 도요타자동차와 혼다자동차 등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높은 연비를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일본의 도요타, 혼다 등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등 일본 자동차 업계의 입지가 독보적인 데 따른 것입니다. 도요타는 1997년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차 양산체제를 갖췄습니다. 혼다도 1999년부터 하이브리드 `인사이트`를 시판하는 등 소형차 하이브리드 시장 선점을 목표로 세계 자동차 시장 공략을 준비해 왔습니다.
유럽 자동차 업체 역시 오바마 행정부의 연비 규제 강화 방안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BMW의 최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연비가 이미 도심에서는 갤런당 19마일, 고속도로에서는 26마일에 달하는 만큼 미국의 새 연비 규정을 지키는 일이 어렵지 않다는 것입니다.
독일 스포츠카 업체 포르쉐의 더크 에라트 대변인 역시 "포르쉐의 스포츠카는 업계에서 가장 연비가 높은 편에 속한다" 면서 미국의 새 연비규정은 스포츠카 업체들의 판매 실적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독일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의 미국 법인은 이날 전미자동차제조업협회(AAM)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폭스바겐은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새 자동차 연비 규정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은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 경쟁국에 비해 많이 뒤쳐졌습니다. 오는 7월에야 겨우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카가 시판될 정도입니다. 그나마 연비가 L당 17㎞로 일본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칩니다.
게다가 국내에서 개발한 것은 일본의 가솔린이나 독일의 디젤 방식이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 방식입니다. 경쟁국들이 먼저 개발하면서 특허를 이미 획득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미국은 LPG를 연료로 사용하지 않는 나라이므로 그 차를 미국에 수출한다는 건 아예 불가능합니다.
미국의 배기가스 규제를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아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과 정부, 기업이 또다시 혼연일체가 돼 세계 최고 수준의 그린카를 개발·양산해내야 합니다.
그 첫걸음으로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합니다.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은 에너지??리(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성장하기위한 법안 입니다.
이 법안은 녹색경제와 녹색산업 창출·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의 법적 근거가 포함돼 있습니다.
결국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기업들에게 규제보다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신경쟁체제 구도를 이루고 있는 세계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입니다.
조속한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의 통과는 국내기업의 산업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지켜낼 수 있으며 세계 일류 선진국으로 발돋움 하기 위한 단단한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현재 정부입법안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은 국무회의 통과(2.25)를 거쳐 국회 기후변화특위 소위원회에서 심의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