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지방환경청, 온맵시·LED는 기본…녹색생활 실천 동호회까지
연일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한파에 따른 전력수급 비상 뉴스는 어느새 겨울철 단골기사가 되버린 요즘, 에너지 절약에 함께하자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동참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잘 모르겠다 하는 분들이라면 이 사람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조금 서늘하게 지내는 게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다잖아요~ 우리가 솔선수범해야죠!” 전주시에 위치한 새만금지방환경청. 이 곳이 겨울철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는 직원들이 많다는 소문이 났다.
전주지방환경청에서 올 7월부터 새만금지방환경청으로 이름을 바꾼 이 곳은 환경부 소속기관으로 전주와 새만금을 포함, 전북지역을 관할하면서 구역내 환경정책을 집행하고 지자체나 기업의 환경관리업무를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재 80여명의 직원들이 가족처럼 일하고 있다.
과연 입구부터 남다른 모습이다. 작년 겨울, 민원실과 사무실로 올라가는 계단 사이에 문을 하나 더 설치했다. 이 문은 마치 아파트나 주택의 현관과 거실 사이에 설치한 중문의 효과를 내고 있었다. 주택이나 아파트 현관 입구에 중문을 설치하면 보안에도 도움이 되지만 단열효과가 있어 현관문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을 한 번 더 막아줘 방한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환경청 민원실에 근무하고 있는 이의숙 주무관은 민원인들이(환경청의 특성상 이 곳을 찾는 민원인들은 계속 반복해서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문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느끼는 온도에 큰 차이가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 전했다.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사무실 천정에는 형광등이 2개 중 하나만 켜져있다. “여기 전등은 모두 LED고요, 평소에는 두 개 중에 하나만 켜 둔답니다.” 새만금지방환경청은 노후화된 조명등 737를 교체하면서 이를 모두 LED등으로 바꿨다. 그 후로도 사무실 및 회의실 LED등을 50%만 켜고 일하고 있다. LED등은 형광등보다 약 6배의 긴 수명과 40%의 에너지절감 효과가 있다. 조명을 12시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때 LED등으로 교체하면 개당 연간 15kg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큰 창으로 햇살이 어느 정도 들어오고 있어 업무에는 그다지 지장이 없어 보였다. 밤에 야근할 때는 개인 스탠드를 활용해 눈을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직원들은 다들 두툼한 외투를 입고 근무 중이다. 이 또한 작년 겨울 새만금지방환경청에서 방한용으로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옷이다. 가볍지만 보온성이 좋은 옷을 입는 것도 실내온도를 낮춰 에너지 절약에 도움을 준다.
송성욱 주무관에게 겨울철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 어떤 실천을 하고 있냐고 물어봤다. “내복 갖춰입는 것은 기본입니다! 출장, 외근시 귀마개 목도리는 필수품이고요. 집에서는 이불을 오리털로 바꾸고 절전형코드를 보이는 곳에 설치했습니다. 거짓말처럼 난방비가 줄더라고요.” 실제로 10만원 가까이 나오던 난방비가 6~7만원으로 줄었다고 했다. 실내온도도 24~5도에서 21도로 낮췄다.
처음에는 불편하더라는 송 주무관. 그러나 지금은 외출 시 절전형콘센트를 확인하는 습관이 아내에게도 생길 만큼 몸에 익숙해졌다고 한다. 또 크고 있는 자녀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 생각한다고.
송 주무관의 어린자녀도 수면조끼를 생활화 하는 등의 온맵시를 통해 오히려 면역력이 강해져 병원도 덜 가게 됐다고 한다. 또 현관문과 거실 사이에는 중문대신 훨씬 저렴한 바람막이 커튼을 설치했다. 도톰한 소재로 만든 커튼은 가격도 저렴할뿐더러 방한에도 톡톡히 제 몫을 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 실천 항목이 줄줄 이어지는 송 주무관이 공감코리아 독자들을 위해 제시한 그만의 노하우! “제철과일로 만든 따뜻한 차로 추위를 녹여요. 맛도 좋고요 체온 유지에도 도움이 되고요. 이런 게 바로 일석이조 아닐까요?”
자리를 옮겨 이번에는 새만금지방환경청에서도 가장 춥다고 하는 환경평가과 사무실로 이동했다. 건물 전체가 서늘했지만 이 곳은 특별히 더 찬 기운이 느껴진다.
이철수 환경평가과 과장은 직원용 방한복을 포함, 총 6겹의 윗옷을 겹쳐 입고 있었다. 이처럼 얇은 옷을 여러겹 겹쳐입는 것이 두꺼운 옷을 한 벌 입을 때보다 보온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또 환경청 건물 안에서는 정수기를 한 대도 발견할 수 없었다. 쓸데없이 물을 낭비하는 일을 막기 위해,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구내식당 아주머니께서 직원들이 먹을 만큼 물을 끓여 준다. 각 과에서는 유리병에 담겨진 차를 가져가 개인컵에 나눠 마신다. 민원인들에게도 종이컵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머그컵을 제공한다.
이번에는 환경오염도를 측정하고 채취시료에 대한 시험·분석이 이뤄지는 측정분석과로 자리를 옮겼다. 깔끔한 연구복 아래에 따뜻한 털실내화로 발을 감싸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측정분석과의 맏언니 격인 김현아 연구원은 “여름에 아쿠아슈즈를 공동구매 했는데 발이 시원하니까 체감온도도 그만큼 낮아지더라고요. 그래서 겨울에는 반대로 발을 따뜻하게 하자는 의견이 모여 털신을 공동구매 했죠”라며 모두 같은 실내화를 신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 밖에도 연구 사이사이 쉬는시간에는 함께 스트레칭을 하며 몸이 열기를 내서 체온유지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자신들의 겨울나기 노하우를 들려줬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체온이 일정 온도 이상 상승하면 면역력이 증가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가벼운 스트레칭과 운동을 반복해 우리 몸에 수축된 혈관을 지속적으로 이완시켜 피부까지 온도가 잘 전달되게 하는 것은 겨울철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새만금환경지방청의 에너지 절약을 향한 사랑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 곳에는 특이하게도 환경을 위한 동호회가 활동 중이다. 그 이름도 지구를 위해 녹색생활을 실천하는 새만금지방환경청 동호회라는 뜻의 쿨캅스(Cool cops). 쿨캅스는 각 시기별로 때에 맞춘 캠페인 활동을 통해 직원들에게 녹색생활을 독려한다. 최근에도 온맵시 실천을 위해 사내에서 온맵시 코디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새만금지방환경청 박미자 청장은 “사실 말은 에너지를 절약하자고 쉽게 얘기하지만 실천하는 일은 쉽지 않죠. 하지만 국내·외 에너지 상황을 봤을 때 환경청이 솔선수범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라며 앞으로도 에너지 절약을 위해 새만금지방환경청이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청장은 기후변화라든가 에너지 문제가 하루 아침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 하나하나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가장 쉬운 것부터 국민 모두가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일.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새만금지방환경청 직원들이 들려주는 실천법을 하나하나 따라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겨울철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있을 것이다.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