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 20여 개…미래의 바다를 즐긴다
[여수세계박람회] 미리 보는 엑스포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다. 박람회장은 바다와 접해 있다. 바다는 박람회장의 앞마당 노릇을 하며 푸르게 넘실댄다. 20개의 전시관은 미래의 해양과 우리의 삶을 조망한다. 세계 최대의 파이프오르간 등 개성 넘치는 구조물이 시선을 붙든다. 바다를 꿈꾸는 문화예술 공연이 곳곳에서 관객을 만난다.
2012여수세계박람회(이하 여수엑스포)에는 20여 개의 전시관이 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 가운데 외형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건물은 주제관이다. 주제관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바다라는 테마를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먼저 바다 위에 지어졌다는 점이 매혹적이다. 바다 속으로 기둥을 박고 그 위에 건물을 올렸다. 세계 최초의 해상전시관이다.
주제관은 여수엑스포의 주제정신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전시테마는 ‘2050년 인류와 해양의 공존’이다. 바다의 신비와 가치를 알려 바다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고 바다와 상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건물 2층의 OCBPA(Ocean and Coast Best Practice Area) 전시관에서는 세계 최고의 해양 정책과 기술, 노하우, 제품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전문 해설사의 시연과 세미나 등을 통해 이해를 돕는다. 전통적인 하드웨어 중심의 전시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의 프로그램형 심층 학습을 시도하는 셈이다.
잠수정 타고 오대양을 누비는 영상체험
한국관은 태극을 형상화한 전시공간이다. 유려한 곡선을 통해 육지와 바다, 채움과 비움의 미학을 건축적으로 표현했다. 한국관의 주제는 ‘한국인의 바다 정신과 해양 역량’이다. 바다와 어울려 살아온 우리의 문화와 역사, 해양 연구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준다. 가장 큰 볼거리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돔영상이다. 거대한 돔화면으로 우리 바다의 아름다움과 해양 역량을 담은 영상을 만날 수 있다.
5개의 부제관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될 전망이다. 기후환경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문명관, 해양도시관, 해양생물관 등 여수엑스포의 주제의식을 세분화해 전시한다. 기후환경관은 기후조절자로서의 바다를 조명한다. 남극의 눈보라와 북극의 빙하를 체험하는 등 특별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
해양문명관은 바다를 벗삼은 인류의 정신문화와 문명을 한눈에 보여준다. 폴리네시아인들의 바다에 대한 도전정신을 상징하는 카누, 길이 22미터, 폭 8미터의 난파선, 세계 해양문명의 발전사를 담은 멀티 영상을 즐길 수 있다.
바다에 건설될 미래의 도시가 궁금하다면 해양도시관을 방문할 일이다. 입구에 설치된 수중터널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도시인 해중도시와 이 도시를 구성하는 에너지빌딩, 바다속 녹색도시인 해중리조트, 캡슐형 잠수 주택 등 상상력 넘치는 볼거리를 만끽할 수 있다.
해양생물관은 갯벌과 바다 생태계를 보여준다. 특히 바다 생태계 전시는 독특하다. 잠수정을 타고 세계의 바다 속을 여행하는 듯한 구성이다. 잠수정은 여수를 떠나 제주를 거쳐 남극을 경유해 생물의 천국인 갈라파고스와 페루-칠레 해구를 지난다.
여수엑스포에는 ‘빅3 볼거리’가 있다. 다른 곳에는 없는 여수엑스포만의 자랑거리들이다. 김근수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 “이 세 가지만 봐도 본전은 뽑는 셈”이라고 할 정도다. 다목적 연출공간인 ‘빅오(Big-O)’, 세계 최대의 파이프오르간인 ‘스카이타워’, 세계 최장의 전자 화랑인 ‘엑스포디지털갤러리(EDG)’가 그것이다.
해상공연장에선 해외 수상공연팀 쇼 기대
‘빅오’는 회전관람차를 닮은 구조물을 중심으로 구성된 해상문화공간이다. 닫힌 공간에서 벗어나 실내에서 구현할 수 없는 대형 이벤트가 열린다. 둘레 45미터의 거대한 원형 구조물은 대규모 이벤트와 문화행사의 중심이다. 대표적인 ‘쇼’는 뉴미디어쇼다. 원형 구조물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면서 워터스크린이 생기는데 여기에 분수, 불꽃, 영상, 조명이 어우러진다.
해상공연장도 특이하다. 이 공연장은 수면 위아래로 움직인다. 필요에 따라 떴다 가라앉았다 하면서 독특한 ‘해상쇼’를 연출한다. 바다 생물들을 캐릭터화한 출연진이 현란한 퍼포먼스를 펼칠 계획이다. 야간에는 메인 행사 중 하나인 ‘수상공연페스티벌’이 열린다.
스카이타워는 산업 폐기물을 활용한 세계 최대의 파이프오르간이다. 시멘트를 저장하는 2개의 ‘사일로’로 하프 모양의 거대한 악기를 만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파이프오르간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5대에 걸친 독일의 파이프오르간 명가인 ‘헤이오르겔바우’가 제작했으며 피아노(88음계)에 버금가는 80음계를 연주할 수 있다. 관람객도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오르간 내부에는 체험이 가능한 해수담수화 시설이 설치되고 옥상은 전망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EDG는 길이 2백18미터의 세계에서 가장 긴 전자 화랑이다. 여수 엑스포역에서 국제관까지 이어지는 LED천장에 바다의 이미지를 담은 영상이 펼쳐진다. 여수 거문도의 인어이야기와 전 세계의 바닷소리를 3차원 음향과 영상으로 담을 예정으로 프랑스의 유명 영화제작자이자 감독인 샤를 드모가 이 작업에 참여한다.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EDG의 특징이다. 관람객들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영상을 직접 이 갤러리에 올릴 수 있다. EDG의 대표 콘텐츠인 ‘꿈꾸는 고래’도 관람객과 소통한다. 관람객들이 희망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마다 ‘고래’가 커진다. 소리를 지르면 고래를 불러올 수도 있다. EDG는 첨단 IT기술이 만든 신개념 전시공간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도 명물 중 하나다. 러시아 흰돌고래, 바이칼 물범, 해룡, 해우 등 기존 수족관에서 볼 수 없는 희귀생물들을 보여준다는 점도 차별적이다.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단순히 보는 수족관을 넘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하루 90회 공연… 문화엑스포로 자리매김
2012여수엑스포는 문화예술 엑스포이기도 하다. 엑스포가 열리는 93일간 총 4백여 프로그램, 8천 회의 공연이 열린다. 하루 평균 90회의 공연을 만날 수 있는 셈이다. 빅오에서 열리는 뉴미디어쇼와 해상쇼, 수상공연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규모는 작지만 알찬 공연들이 예정돼 있다.
박람회장 곳곳에서는 거리문화 공연이 상시로 열린다. 국내외 거리공연자들의 독특한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다. 전시관 입장을 위해 기다리는 동안의 지루함을 달래고 엑스포의 축제 분위기를 높이는 데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팝 스타와 해외 팝클래식 연주자 등 특별초청공연과 특별기획공연도 기다리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공립 및 민간 단체의 공연과 어린이 에듀테인먼트 공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참가국들의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공연도 열린다. ‘국가의 날’을 정해 해당국가의 문화와 발전상을 접할 수 있는 행사를 관람할 수 있다. 국제기구와 지자체, 기업의 날에도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