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자전거 타고 등교하는 게 어렵다고요? 등교하는 길에 자전거 전용도로도 있고, 캠퍼스 안에는 자전거 보관대가 잘 돼 있어 자전거로 등하교를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심지어 체육시설 주위에 10개소의 샤워시설까지 있습니다. 이 정도면 건강도 챙기고 환경도 잡고 1석 2조 아닌가요?”
2010년 환경부 그린휠 모범기관으로 지정받은 부경대학교에서 만난 한 학생의 이야기다. 부산시 남구에 있는 부경대학교는 대학교 중에선 유일하게 그린휠 모범기관으로 인정받았다.
그린휠 모범기관을 아시나요?
그린휠 모범기관 지정사업은 환경부에서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다. 출퇴근, 등하교에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친자전거 환경을 조성하는 기관을 선정한다.
이사업은 환경부 소속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이 2009년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하여 사업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환경부에서 2010년 전국 단위로 확대해 실시했다. 현재 환경부가 지정한 그린휠 모범기관은 부경대를 포함해 총 15곳이다.
부경대 캠퍼스 자전거 보관대 모습. <사진=부산 부경대학교>
사업을 처음 시작한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관리과 이창언 주무관은 “그린 휠 정책이야말로 녹색성장과 가장 밀접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청이 있는 경상남도 창원시에선 환경수도를 표방하며 다양한 환경 정책을 만들어내고 관련 국제회의도 개최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지자체보다 자전거 전용도로나 자전거 주차장 등 자전거 이용 환경을 잘 마련해놨습니다. 그런 환경을 활용하면서 녹색성장에 기여할 정책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던 중 내부에서 ‘직장인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넓은 회사공장 내에서 차 대신 자전거로 이동하도록 유도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그린휠 사업이 탄생했습니다.”
그린휠 사업장 중 한 곳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자전거 보관대. <사진=낙동강유역환경청>
낙동강유역 환경청에선 2009년 2월 경상남도 창원 시내의 사업장 중 자전거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서류평가와 현장조사를 거쳐 (주)현대로템, (주)삼성테크원 제2 사업장, (주) LG전자 창원 1공장 세 곳을 그린휠 모범기관으로 최종 선정하고 300만원을 지급했다.
그리고 환경부에선 2010년 낙동강유역 환경청의 사업을 전국 사업으로 확대했다.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실 교통환경과 이주창 사무관은 “창원에서 1년 동안 시범적으로 실시한 그린휠 모범기관 선정 사업이 성공적이라고 생각해서 전국 단위로 확대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환경청의 사업성과를 수치로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기업 내부에서 자전거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2010년에는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했죠. 총 24개 기관이 신청했는데요, 자전거 이용실태, 편의시설, 장려정책, 향후계획 등을 살펴 12곳을 그린휠 모범기관으로 선정했습니다. 부경대학교는 선정기관 중에서 유일하게 대학교인데, 학교 차원에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학교가 그린휠 모범기관 인증 받은 비결이요?”
부경대학교 관계자는 “평소 학교차원에서 녹색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경대학교 정문 앞 큰 도로는 자전거 전용도로 1.2㎞ 있습니다. 2009년 5월 부산시 남구청에서 만든 겁니다. 또 학교에선 2009년 행정안전부 주관 ‘대학교 공용자전거 이용 활성화 1차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용자전거 시스템을 도입하고 자전거 보관대를 설치했습니다.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이 충분한 거죠. 지난해 6월에는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려고 부산시 남구청 교통행정과와 협조해 학교 정문 옆 공터에 자전거를 무료로 수리하는 곳을 조성했습니다.”
부경대에선 2007년부터 자전거 이용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한다. 예를 들어 ‘건강관리우수자 장학금’도 운영하고 있다. 비만 학생이 체중을 5%이상 감량하고, 저체중 학생이 몸무게를 5% 이상 늘리면 장학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현재까지 60명이 이런 장학금을 받았다.
부경대 총무과 김재희씨(26·여)는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부경대 학생 시절부터 자전거를 탔는데, 교직원이 된 지금도 꾸준히 타고 있어요. 처음 학교에 입학 했을 때는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 많이 없었고 자전거를 타는 학생들도 많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학교 측에서 자전거 장려 운동을 펼치면서 자전거보관대도 늘려주고, 자전거 무상 수리도 해주다 보니 자전거 이용이 훨씬 더 편리해졌을 뿐만 아니라 자전거 타기를 망설이던 주변 친구들도 하나둘 씩 자전거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산 부경대학교 캠퍼스에서 자전거를 타는 학생의 모습 <사진 = 부산 부경대>
부경대에서는 그린휠 모범기관 인증을 계속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그래서 부경대에선 ‘공공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을 구축한다. 약 1억 원을 투자하여 무인대여시스템을 구축하고 1차로 무료자전거 40대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금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부경대 관계자는 “이밖에도 자전거 보관소 및 샤워시설 등을 지속적으로 유지, 보수하고 자전거 수리 센터를 활성화해 학생들이 자전거 타기 좋은 환경을 계속해서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린휠 사업을 더 확대해나가겠습니다”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관실 교통환경과 이주창 사무관은 “그린휠 모범기관 지정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현재 사업을 좀 더 다듬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환경부에선 교통수단으로 자전거 이용을 생활화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자전거 이용 우수사업장을 체계적으로 지정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정기준, 절차, 지원방법, 사후관리 등을 지금보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운영지침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많은 이들이 녹색성장을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자전거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 게다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지금부터 자전거 이용을 생활화해서 녹색성장에 기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정책기자 최주현(대학생) juhyeoncho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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