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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첫 ‘녹색성장’ 합의가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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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20 첫 ‘녹색성장’ 합의가 주목받는 이유
  • [서울G20 의제별 성과와 막전막후]⑦이정희 G20준비위 무역개발과 사무관
     
  • 국제유가 변동성 완화… 산유국·소비국 고루 모인 G20은 큰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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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서울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가 지난 12일, 역사적인 ‘서울선언문’ 채택과 함께 성공적인 막을 내렸다. 이 무대를 준비하기까지 꼬박 1년 여를 고생해온 이들이 있었으니, G20준비위원회에서 각종 의제들과 씨름해온 실무자들이다. 서울G20의 성과는 사실상 이들로부터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20의 숨은 주역인 이들로부터 G20 주요 의제별 성과와 뒷얘기, 앞으로의 과제를 들어봤다.

     

    이정희 G20위 무역개발과 사무관

    이번 G20 서울정상회의에서는 에너지기후변화 분야에서 그간의 어느 정상회의에서 보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의견교환과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가장 중점을 두었던 의제는 에너지 가격, 특히 유가의 변동성에 대한 G20 국가간 공조방안 마련이다.

    얼마 전 유가가 배럴당 85달러를 넘어 최근 2년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3년 전 고유가 위기의 재현을 우려하는 기사들로 언론이 떠들썩했다. 이렇듯 고유가 문제는 늘 경제 분야의 단골 기사거리가 된다. 유가 급등은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개개인의 삶의 질을 후퇴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전체 에너지 소비 중 석유의존도가 40%가 넘고, 이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로서는 더욱 치명적이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새 석유시장의 금융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고유가만이 아니라 유가의 급격한 변동성이 산업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하고 경제 불안정성을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등장하고 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2008년 7월 유가가 배럴당 145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40달러선까지 급락한 상황을 기억할 것이다. 이러한 단기간의 유가 급등락은 실물시장 수급 변동에 따른 것만으로 보기는 어렵다. 미국을 위시로 세계 각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경쟁적인 금리인하 정책을 폈고, 이는 유동성을 증대시켜 석유 및 원자재 파생상품시장의 투기수요를 유발, 유가 폭등을 가져왔다. 그러다가 미국 등 선진국들의 수요둔화가 통계수치로 증명되면서 석유 관련 투기자금의 이탈이 본격화되고, 여기에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가폭락을 가속화시킨 것이다.

    우리 정부는 유가가 이슈가 될 때마다 국내적으로 유가안정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는다. 하지만 석유와 같이 국제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상품의 경우 국내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석유 파생상품시장이 활성화돼 유가에 대한 투기요인의 영향이 커지면서 국제적인 공조가 더욱 중요해지게 되었다. 유가 변동성 완화를 위한 국제적 공조강화 방안을 논의하기에 선진국과 개도국, 산유국과 소비국이 고루 모여 있는 G20은 매우 효과적인 논의의 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기 정상회의 의장국인 프랑스도 이 분야에 적극적 관심을 보여와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에너지 가격변동성 문제를 한·불간 공동 이니셔티브로 추진하게 됐다.

    서울 정상회의 전에도 이미 G20간에는 지난 2009년 G20 피츠버그 정상회의를 통해 유가 변동성 완화를 위해 실물 및 금융시장 투명성 개선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한 바 있다. 하지만, 피츠버그 합의는 기존에 국제에너지 포럼(IEF),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등 국제기구를 통해 진행되고 있던 공조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개별 국가 차원의 투명성 개선을 독려한 정도에 그쳤을 뿐, G20 차원의 공조방안 마련에는 이르지 못했다. 더욱이 2010년 6월 토론토 정상회의에서는 그 당시 유가의 안정적 움직임에 따른 관심저하 등의 이유로 유가변동성 문제를 전혀 다루지 못해, 에너지 이슈에 대한 모멘텀이 상실될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토론토 정상회의 직후인 7월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셰르파(Sherpa)회의에서 피츠버그 합의에 대한 후속작업의 필요성을 적극 제기하면서 에너지 이슈를 재점화했다. 그리고 여기서 다수 회원국의 지지를 얻어 에너지와 기후변화 이슈를 서울 정상회의 의제로 상정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장. 회의장에 한국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녹색성장
    서울 삼성동 코엑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장. 회의장에 한국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녹색성장’의 비전을 푸른 벼로 형상화한 배경막이 내걸렸다.(사진=연합뉴스)

     
    이 때부터 우리나라는 프랑스와 함께 공동으로 서울 정상회의 합의 목표에 관한 이슈페이퍼를 작성, 지난 9월 G20 국가에 회람하고 본격적인 실무논의를 시작했다. 이러한 이슈페이퍼를 토대로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이뤄진 유가 변동성 완화를 위한 G20 공조 방안은 ▲실물시장 데이터 투명성 개선 ▲산유국-소비국 대화강화 ▲금융시장 투명성 개선이라는 세 개의 큰 주제를 담고 있다.

    우선, 실물시장 데이터 투명성 개선과 관련, 국제에너지포럼(IEF) 등 관련 국제기구를 통해 국제석유공동통계(JODI)를 통해 공유되는 석유 생산, 소비, 정제, 재고수준 등 실물시장 데이터의 질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둘째 산유국-소비국간 대화 강화 문제는 IEF가 내년 1월부터 정례 개최를 계획 중인 IEF-국제에너지기구(IEA)-석유수출국기구(OPEC)간 공동 워크숍 기간에 중장기 석유시장 수급전망에 대한 공동 커뮤니케를 발표토록 요청했다. 이는 그간 선진국·소비국 중심기구인 IEA와 산유국 중심기구인 OPEC의 서로 다른 통계를 개선하기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셋째 금융시장 분야에서는 IOSCO 등 관련 국제기구와 G20 실무그룹간 공조를 통해 석유 파생상품시장 투명성 및 규제개선을 위한 권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이 같은 합의 도출로 G20간 공조방안 도출을 위한 기본적인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이제 이를 개별 국가에서 이행가능한 방식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은 차기 프랑스 회의의 몫으로 남아있다.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더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기서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은 석유는 한정된 자원이며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등 부정적 영향도 크기 때문에, 유가대책 논의가 에너지 수급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석유시장 안정화 대책 마련과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효율화와 청정에너지 공급 확대 등을 통한 에너지원의 다각화가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G20간 최초로 ‘녹색성장’을 위한 협력방향에 합의한 것이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되는 이유이다.

     

  • 이정희 G20준비위 무역개발과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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